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전임시장의 권력형 성범죄로 인해 치러지는 선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평등한 서울’에 대해 제대로 목소리를 내는 후보는 아무도 없습니다. 대다수의 후보들이 여성을 수동적 위치에 놓은 여성 안전 공약만 내놓고 있습니다. 벌써 몇 차례 공공에서도 권력형 성범죄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데 누구에게나 안전한 서울, 노동환경, 주거환경, 생활문화 전반에 어디에서나 성평등한 조직문화와 시스템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18일 ‘제3지대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에서 한 후보가 “퀴어축제를 광화문에서 하게 되면 보려고 오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런 것들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존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눈에 띄지 말라고 하는 것, 사회적 소수자가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목소리를 내는 것을 막는 것, 이것은 명백한 혐오이자 차별입니다. 서울시장 후보라면 이 문제에 있어서 침묵해서도 ‘나중에’라는 말도 해서는 안 됩니다.

여전히 자신의 피해를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수많은 직장 내 성폭력 피해자들이 있습니다. 어떤 시민들은 필수적인 영역에서 상상도 못 할 부당한 차별을 받습니다. 그런 차별 피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 입은 시민을 제대로 보호할 구체적 정책은 미비합니다.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을 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 구제하며 개인에게 발생하는 복합적인 폭력과 차별을 효과적으로 다룰 포괄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성평등한 서울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후보가 대전환 시대의 서울을 이끌어 나가는 서울시장이 돼야합니다.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위해, 사회공동체적 책임을 다하고, 서울시민들이 본인이 원하는 모습과 정체성으로, 누구에게도 부정당하지 않고, 생존이 아니라 행복을 꿈꿀 수 있는 서울을 만들어 가길 바랍니다.